컨틴전시 (Contingency), As is

미국 부동산 거래는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합리적입니다. 어제 손님과 대화 중에 컨틴전시와  As Is가 무슨 의미인지를 물어보셔서 잠시 그 의미를 다뤄볼까 합니다.

 

미국 부동산 계약은 조건부로 이루어집니다.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죠. 그걸 Contingency (컨틴전시) 라고 하는데 한국말로 하자면 "조건부 계약조항" 이라고 해야할까요? "계약서에 서명은 하지만 이러이러한 조항은 향후 합의가 되어야 계약이 완성될 수 있다 " 라는 의미로서 바이어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패와 같은 조건부 조항이 표준 계약서 안에 인쇄되어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 표준계약서에는 예상되는 다양한 컨틴전시 조항이 아예 인쇄가 되어 있지요. 대표적인 것이 인스펙션과 융자 컨틴전시 입니다. 바이어가 구입하려고 하는 집에 대해 구조적으로 또는 어떠한 하자가 있는지 알아볼 기간을 주고 계약서에 그 날짜를 명시하는 칸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명시한 기간 안에 바이어는 인스펙터를 불러 집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인스펙션 리포트를 통해 그 결과를 받아보는 것이죠. 컨틴전시 기간 안에 집에 리포트를 받아보니 만약 집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계약을 취소하고 싶으면 처음 걸었던 계약금을 페널티없이 돌려 받고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집에 하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 했으면 에이전트를 통해 인스펙션 컨틴전시 리무벌( Inspection Contingency Removal) 에 서명을 해주셔야 하겠죠. 이 의미는 더이상 바이어가 인스펙션 문제로 계약을 파기하는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또한 융자도 그렇습니다. 명기한 일정기간 동안 바이어는 은행에 신청한 융자가 잘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바이어의 크레딧이나 기타 은행에서 조사해보니 바이어에게 융자를 해줄 수 없는 경우가 생기면 바이어는 본인도 집을 사기 원하지만 은행에서 융자가 나오지 않아 집을 살 수 없는 경우가 되므로 페널티 없이 계약금을 돌려받고 계약을 없던 일로 돌려 놓을 수 있습니다. 

 

이제 은행으로부터 최종 융자 승인이 나서 융자(론) 컨틴전시 리무벌 항목에 서명을 하게 되면 이제 바이어는 페널티 없이 계약을 원점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약 그래도 계약을 원점으로 돌리고 싶으면 처음 걸었던 계약금은 셀러로부터 돌려 받을 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셀러도 그동안 자신의 집을 다른 바이어에게 팔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 것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겠죠.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바이어 마음대로 이랬다 저랬다 못하게해서 셀러를 보호하는 조항도 필요하겠죠?

 

이렇게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도 모든 게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 집니다. 그 계약 중의 하나가 As Is 조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처럼 강한 셀러마켓에서 바이어는 집을사기가 어렵습니다.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든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집을 사려고 하겠죠

 

셀러는 반대로 아주 유리한 입장입니다. 집에 여러가지 수리할 부분도 있고 정리할 부분도 있지만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요즘같은 마켓에 집을 내놓으면 평소같으면 문제삼을 것들도 바이어가 그냥 문제삼지 않고 팔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셀러 입장에서는 이런 시장의 상황을 이해하고 좀 더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에서 집을 팔려고 내놓을 때 As Is 로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즉, 현재 집의 상태 그대로 팔기를 원한다. 바이어가 인스펙션 해서 하자가 발견되어 고쳐달라고 해도 셀러는 자신의 비용으로 고쳐줄 마음이 없다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게 협의에 따라 달라지듯이 지난 주 제 손님이 As Is 로 계약한 집이 터마이트 검사를 해보니 문제가 발견 되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셀러에게 그 비용에 대해 크레딧을 줄 수 있느냐고 조심스럽게 잘 요청을  문서로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미국분들은 다행히 크레딧을 주시겠다고 하였습니다. (복 받을 분들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저희는 저희의 손님인 바이어에게 적지 않은 비용의 이익을 더 드리게 되었죠.

 

이렇듯 부동산 계약에 관한 모든 것은 협상 하는 것이고 그 과정들을 여러 단계 잘 넘어가야 합니다.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입할 때 바이어는 에이전트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셀러측으로부터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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